새겨진 풍경


이한정, 임현경 단체전
From January 27th to February 28th

호반아트살롱의 2021년 신축년 첫 전시는 동양화 기법으로 화폭에 풍경을 담아내는 이한정, 임현경 2인전으로 첫 시작을 열고자 한다. 이번 전시 제목이 의미하는 ‘새겨진 풍경’은 서양화와는 달리 동양화만의 기법적 특성으로 종이에 물감을 새기듯 그려내는 태도에서 차용했다. 두 작가의 작업이 속하는 장르는 풍경화(風景畫)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장소를 칭하는 외부적 풍경(風景)을 그린 것뿐 만 아니라, 작가의 내면을 담은 풍경화(風忐畫)로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한정 작가가 화면에 담은 장소 중 하나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여행하면서 체화 된 풍경이다. 작가는 한 장소에서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느끼는 인상적인 경험을 했고, 이를 자연스럽게 한지에 옮겨 담았다. 또한 작가가 표현하는 기법면은 전통 한국화의 표현 기법이 아닌, 대상을 먹점으로 하나하나 입히는 수행적 태도를 특징으로 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리는 대상(자연)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고, 초월적 자연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본 전시를 매개로 관람객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임현경 작가가 화폭에 옮기는 ‘정원(庭園)’의 사전적 의미는 미관이나 실용을 목적으로 수목을 심거나 특별히 설계한 장소를 의미한다. 앞서 이한정 작가가 그리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도시 안에서 누군가에 의해 잘 다듬어진 공간을 담아낸다. 작가는 이렇게 정원 안 대상과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손길을 시각화 한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의지하듯 연결되어 있고, 정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분수는 정원 속 주체들이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화폭 안에 균형 있게 담긴 정원의 풍경은 어지러운 사회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보이지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모습과 닮아 있다. 이는 곧 작가가 그린 정원이 의미하는 것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명체가 이룬 조화로운 공동체의 모습인 유토피아를 나타낸다.  


혼란스럽고 소란스러운 시기이지만,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두 작가가 그리는 풍경화 속에서 잠시나마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의 쉼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Art Space Hohwa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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