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방초 綠陰芳草


안윤모, 이상원, 황다연 단체전
2018, From July 05 to July 29

녹음방초(綠陰芳草), 우리들의 여름이야기

 

“푸른 숲과 향기 나는 풀이 꽃보다 더 좋은 시절”(綠陰芳草勝花時). 옛날 사대부들은 여름 풍경을 예찬하며 봄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자연을 벗 삼아 물 흐르듯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군자(君子)라고 했기 때문일까. 마음속에 찌들어 있는 속세의 때를 벗고 청담(淸談)을 논했던 선비들은 여름 풍경 속에서 오감을 생생하게 느꼈다.

 

예나 지금이나 여름은 쉼의 계절이다. 쉰다는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고 내일의 활기를 북돋기 위한 충전의 과정이다. 그러나 쉰다는 것은 지금의 내 모습을 탈피해 어딘가로 도피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항상 긴장하고 집중해야 하는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자기만의 시간으로 침잠하는 과정이다.

 

호반아트리움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작가 안윤모는 꿈꾸는 부엉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예부터 부엉이는 부유함과 지혜로움의 상징이었다. 그는 미래를 예견하는 동물인 부엉이를 재기발랄한 동물로 그려낸다. 음악을 연주하거나 호박밭에서 호박들과 뒹구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할 만큼 익살스럽다. 그는 부엉이 이외에 나비, 커피 잔을 든 닭이나 호랑이를 주제로 유쾌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상원은 빼곡히 들어찬 군중의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사회적인 측면을 들여다본다. ‘쉼’ 조차 정형화되어 있고 복제되어 있는 현대 사회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얼굴이 없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야구장, 놀이공원, 수영장 등에서 비슷비슷하게 여가를 즐기는 모습 속에서 “인간의 행복은 똑같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대인의 몰개성을 나타낸다. 타인들과 다를 바 없는 규격화, 기계화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구슬프게 느껴진다.

 

황다연은 해변의 청량함과 여름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작업을 한다. 그는 낙원을 형상화하고 있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바다를 그리면서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은 곳에 이상향이 있음을 암시한다. 탁 트인 자연, 맑고 티 없는 바다, 한가로운 장면들의 일부가 된 자연의 모습은 여름 낮의 평화를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더위를 피하기 위한 공간을 찾으며 무한대의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여름이다.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것은, 우리가 꿈꾸는 휴양지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될 수 있지 않을까. 푸른 숲과 향기나는 풀이 꽃보다 더 좋아지는 시절, 각자의 꿈을 찾으며 잠시 쉬어가 보자.


-아트살롱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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