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머무는 풍경


송지연, 우병출, 정영주 단체전
2020, From October 07th to November 8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 쉼 없이 바뀌어가는 풍광들을 바라보며 살았다. 도시는 산업화가 된 이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삶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나에게 그곳은 훈훈한 고향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산과 들, 깊고 넓은 바다와 강, 호수를 간직한 풍경 속에서 자란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높은 빌딩과 아파트 숲, 빼곡히 모여 있는 건물들을 통해 자연 친화적 삶이라기보다 생활의 편리함을 중심으로 살고 있는 인공적 자연에 익숙해져 있었다.

 

일반적으로 도시는 부정적 요소를 가지고 있어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지만 나는 삶의 터전인 도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넘어 삶 전체와 세상에 대한 긍정을 통해 운명을 적극적인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품 제작 과정으로 물감을 겹겹이 쌓는 방법을 통해 ‘그리기, 지우기’를 반복하며 자신에 대한 성찰과 반성의 의미를 담으며 그 흔적을 표현하고자 한다. 유한한 삶 속에 무한한 일상이 우리의 삶 속에 어떤 의미를 담아 일상을 가치 있게 만들어 줄지에 대한 고민들이 요즘의 관심사이다.


-송지연 작가 노트

나는 도시 빌딩 숲 사이에 숨겨져 있는 판자촌을 발췌하여 풍경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 고 있다.

한지를 캔버스에 붙여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채색하는 파피에 콜레 기법을 응용한 기법 인데 재료가 갖는 독특한 물성 - 빛을 흡수하여 따뜻하게 발색하는 - 때문에 나에겐 대단히 매력적인 재료이며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유럽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작업의 재료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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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빌딩 속에서 소외된 채 숨어 살고 있는 판잣집과 숨겨진 추억들을 과감하게 등장시켜 그들에게 주인공의 역할을 부여해주고 싶다. 동시대에 존재하면서도 거대한 자본주의의 논리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그들과 그것들….(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도저히 주인공이 될 수 없는 현실.... 나는 나의 작업을 통해 소외된 것들과 잊혀진 것들을 그 속에서 끄집어내어 그들의 파라다이스로 바꿔보고 싶었다.


현재의 모습이면서 과거의 그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중의적 시간성이 또 다른 초현실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시간을 초월한 그 무엇은, 나로 하여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 인지,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한지가 빛을 흡수하듯이 나를 흡수하듯 받아들이는 따뜻한 마을의 모습을 통하여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언제든 지치거나 힘들 때 돌아가면 받아주는 마음속 고향 같은 따뜻함과 고요한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인간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하고자 한다.

-정영주 작가 노트  

우병출은 남다르고 고집스럽게  서울 도시 풍경, 남산이나 바닷가 풍경 등 해지는 뉴욕의 풍경들은 커다란 화면에 꼼꼼하게 묘사한다. 주제와 부제를 동일한 선으로 표현하면서 그림의 실제적 풍경이나 이미지보다 선의 치밀함과 날카로움에 중심을 둔다. 


근경 같은 원경, 원경 같은 근경, 단순한듯 하지만 복잡함을 섬세한 감정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산과 강, 도시와 아파트 주변을 산수풍경 모습처럼 생동감 있고 리얼리티 있게 묘사한다. 


이것은 마치 서울의 실경산수처럼 촘촘한 화면으로 마치 우리가 산 위에서 직접 현장을 내려보거나 위를 나는것 같은 생동감을 새의 눈처럼 한눈에 포착한다. 그의 화면은 단일한 수묵화처럼 모노톤의 지배적인 푸른 숲의 모습을 실경을 옮겨 놓은 듯 그려 깊은 밀도와 정밀한 묘사로 사진과 드로잉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작가의 충실한 기법과 수묵풍의 새로운 감각 측 디지털 이미지를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풀어내는 우병출의 작업이 한국화단에 또 다른 별로 떠오를 것을 기대하게 한다.


-김종근 미술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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